술의 분류

2021. 1. 8. 15:26취미영역/Cocktail

어쩌다 왔니

어쩌다가 나는 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나. 아마 현역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 내 친구의 영향이 가장 컸을 것이다. 친구는 바텐더 일을 하면서 스스로도 이미 꽤 많은 술을 집에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친구를 만날 때면 항상 나는 이름도 생소한 술들을 입술에 적셔볼 수 있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뿐만 아니라 그 친구에 더불어, 은근히 많은 친구들이 내게 칵테일 바를 소개해주었고, 아직 많은 술을 접해보진 못했지만 그러한 주류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어릴 적 아버지가 음주하시는 모습을 보며 경멸의 감정을 느낄 정도로 음주를 싫어하는 내가 양주 문화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고, 동시에 약간의 죄책감이 느낀다. 뭐, 건강하게 즐길 수만 있다면 내가 소주든 양주든 상관했겠느냐마는... 이러한 모습을 반추해서, 아무리 내가 이러한 술에 관심이 많더라 하더라도 술에 잡아먹히지는 않기를 다시 한번 다짐한다.

진, 럼, 보드카, 위스키 등 여러 종류의 술에 모두 관심을 갖는 건 사실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료는 위스키이고, 당연하게 칵테일도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누군가 사 주면 정말 감사하게 해치워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직 나는 입문자고, 이러한 술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오늘은 술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순서대로 하나하나 톺아보자.

  • 발효주(또는 양조주)(Fermented Liquor)
    • 와인(Wine)
    • 맥주(Beer)
  • 증류주
    • 꼬냑(Cognac) - French 
    • 위스키(Whiskey) - Scotch
    • 보드카(Vodka) - Russian (Or, Swedish)
    • 진(gin) - Dutch
    • 데킬라(Tequila) - Mexican

 

발효주(또는 양조주)

 

Feremted Liquor라고도 불리는 발효주는, 당을 발효시킨 술을 의미한다. 

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을 법한 당의 발효 과정

과일과 같은 경우에는 당이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바로 발효의 과정을 거치나, 곡류는 당분을 드러내기 위해 가열 등의 당화 과정을 겪는다. 이러면 곡물의 녹말 성분이 당 성분으로 변화되어 비로소 발효의 과정을 거칠 수 있게 된다. 종류로는 막걸리, 사케, 맥주, 와인 등이 있지만 내가 관심있는 부분은 양주이므로 막걸리나 사케는 일단 제외한다. (사케는 일본에서 우연히 한 번 먹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지 않았다. 막걸리도 잘 못 먹는 걸로 봐선 이쪽은 별로 안 맞나 보다.)

 

와인

한국어로 번역하면 포도주가 되는 와인은, 말 그대로 포도를 발효시켜 얻는 술을 의미한다. 포도는 알다시피 과일이기 때문에, 별도의 당화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바로 발효가 된다. 자세한 것들은 와인의 종류별로 달라진다. 와인 맛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은 정말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포도의 품질이라고 한다. 아무리 공정이 좋다고 해도, 포도 자체가 별로면 좋은 와인이 나올 수 없다고.

레드 와인(Red Wine)

소고기를 먹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레드 와인은 화이트 와인과 제고 공정이 대부분 같지만 압착 과정 이전에 먼저 한 번 발효과정을 거친다는 데에 차이가 있다. 이 때 적포도 껍질의 붉은 성분이 우러나온다고 한다.

화이트 와인(White Wine)

굴이나 생선요리 등에 잘 어울린다고 알려진 화이트 와인은 사실은 생 요리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데, 비린맛을 심화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차라리 기본적인 술 안주나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고 한다. 집에 치즈가 좀 남았는데 아무래도 화이트 와인을 좀 사가야겠다. 

로제 와인(Rosé Wine)

 

증류주(Distilled Liquor; Spirits)

증류주에 대해서 얘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조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양조주는 일반적으로 생물인 효소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도수가 최대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건 불가능하다. 효소가 알코올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너무나도 높은 도수에서는 효소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나타난 것이 바로 증류주인데, 양조주를 증류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40도짜리 술까지도 빚어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세 가지가 있다. (럼도 증류주로 보기도 한다.)

브랜디(꼬냑)

사실 꼬냑은 술이 아니라고 한다. '브랜디'라는 술 종류 중에서 프랑스 꼬냑지방의 브랜디가 너무 유명해진 나머지 꼬냑이라는 이름이 굳어버린 것. 이는 마치 우리가 스테이플러를 호치캡스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양상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와인을 증류해서 만들기 때문에 좋은 브랜디는 가격이 상당한데, 싸구려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브랜디도 많다. 프랑스 꼬냑 지방이나 알마냑 지역의 포도주를 이용해 만든 브랜디가 좋은 브랜디라고 한다.

위스키

My Lover Whisky, 위스키는 그 표기법부터 살펴보자. Whiskey라고 하기도 하고, Whisky라고 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스코트랜드 출신의 스카치 위스키에는 Whisky가, 미국 등 다른 지역의 위스키에는 e가 더해진 Whiskey가 쓰인다고 한다. 이 둘은 모두 자신 국가의 프라이드를 어느정도 나타낸다고 하는데 제3자 입장에서는 귀찮게 왜 저러나 싶기도 하다. 위스키는 말하자면 맥주를 증류시킨 음료이다. 정확히는 맥주의 원료인 보리를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친 후, 홉을 넣지 않은 채 증류를 하고 숙성시킨 게 위스키이다. 찾아보다 재밌는 걸 발견했는데, 다음이다;

www.huffingtonpost.kr/youngjune-joo/story_b_7230928.html

 

막걸리를 증류하면 소주가 될까

호기심과 충동이란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를테면 당신은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편의점에서 파는 막걸리를 증류하면 소주가 될까? 마트에서 파는 맥주를 증류하면 위스키가 될까?'

www.huffingtonpost.kr

아니 ㅋㅋㅋ 진짜로 맥주를 증류해서 위스키의 맛이 나는지 알아보는 사람이 실재했닼ㅋㅋㅋ 마침 그의 옆에는 연구실이라는 공간도 있었다라닠ㅋㅋㅋ 이거 쓰면서 저자가 얼마나 웃어제꼈을지 상상도 안간다 세상에 ㅋㅋㅋ

세상에... 안타깝게도 숙성과정을 거치진 않아서 짜빠게티에 소맥을 섞은 맛이 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마저 오크통에 넣어 천사께 몇 년간 어느정도 지분을 양보하면 아름다운 맛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시도해보고 싶다ㅋㅋㅋ 

oaktong.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50&cate_no=53&display_group=3#prdInfo 사실 French Oak Barrels를 이용해 만드는 게 가장 좋지만 한국에서는 역시 국산 참나무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는 듯 하다. 일단 나중에 살지도 모르니 여기에 메모해둔다. 그리고 프랑스산 오크통은 가격도 1,200$정도가 된다고 하니(...) 말 다했다.

보드카

보드카는 위스키나 브랜디에 사용되는 어떠한 종류의 곡류/과일도 모두 사용 가능하다. 다만 이들을 증류하는 과정에서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원료를 숯과 같은 필터와 함께 증류해서 95~96%나 되는 깔끔한 에탄올 응축액을 얻어내 물을 타 만든다. 그래서 내가 마신 앱솔루트 보드카가 아무런 향이 느껴지지 않는구나! 이런 특징을 지닌 보드카는 향을 첨가하지 않는 이상 특유의 향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칵테일 베이스로 많이 쓰인다. 어쩐지 LadyKiller 음료들은 웬만하면 다 보드카 베이스였던 것 같다. 근데 난 개인적으로 앱솔루트를 먹고 심각한 숙취로 몸져누은 적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뜻 손이 가진 않는다. 그래도 신기하네.

럼은 사탕수수를 이용해 설탕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발효 및 증류해서 얻은 술을 의미한다. 찌꺼기라는 어감에서부터 이미 싸구려 냄새가 풀풀 나는데, 사실 럼은 17세기 서인도 제도 부근에서 오랜 기간 항해를 해야 했던 선원들이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면서 싸고, 독한 술을 원해 만들어진 술이다. 이러한 이미지 때문에 바이킹이나 해적들이 등장하는 영화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편. 바카디, 하바나 클럽과 같이 브랜딩이 되면서 이러한 이미지와는 달리 비싸고 질 좋은 술도 즐비한다. 싸구려 술이라는 이미지는 17세기에 버려두고 Humble한 마음으로 영접해야 한다... 실제로 그런 싸구려 느낌의 술에는 색소를 탄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아무래도 럼에는 많은 관심이 없어서 마셔도 브랜드 있는 제품군만 마시게 될 것 같다. 

처음엔 Jin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Gin이라고 한다. 내 무식함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한국어 위키피디아에서 설명하기로는 호밀을 원재료로 하여 발효 & 증류 과정을 거친 후, 두송자라는 열매로 향을 낸다고 한다. 약 11세기 Compendium Salernita이라는 치료서에서, 또 약 13세기에 벨기에의 Der Naturen Bloeme라는 글에서 언급된다고 한다. 이 때 당시의 진은 현대의 진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현대 진의 유래는 17세기 네덜란드 의용주라고 하는데 논란이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게 영국으로 들여오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너무 싸고 독한 술이어서 국가를 취하게 만들었을 정도라고... 

데킬라(메스칼)

Tquila! 내가 이런 문구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노래 가사였던것 같기도 하고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 어쨌든 데킬라! 이는 꼬냑과 브랜디의 관계처럼 선후관계가 뒤바뀐 용어이다. 사실은 메스칼이라는 종류 중에서도 블루 아가베로 만든 메스칼이 데킬라에 속하나 나는 메스칼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 본다. 그만큼 데킬라라는 말이 인지도 있다는 뜻이겠지. 메스칼은 용설란이라고 불리는 맥시코에서 사는 다육식물을 발효 및 증류시켜 만드는 술이다. 이중 데킬라는 블루 아가베를 이용하는 것이고. 데킬라는 마시는 방법이 따로 있는데, 바로 레몬과 소금을 이용하는 것이다. 잔에 레몬을 두르고 그 위에 소금을 뿌려 (혹은 손등에 소금을 올려) 함께 마시는 것인데, 이게 데킬라를 좀 더 달달하게 먹는 방법이라고 한다. 하기사 40도가 넘는 술을 마시는데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기나긴 분류가 끝이 났다. 사실은 와인만 하더라도 제조 방식에 따라 또 수많은 갈래로 나눠지고 그렇게 가다 보면 위에서 설명한 술의 종류만 수천 수만가지가 되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끝내는 게 맞는 것 같다. 사실은 술에 대한 얘기는 술을 마시면서 바텐더나 친구와 얘기하면서 나누는 게 가장 정석 아닐까? 내가 마시는 술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게 바로 안주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누구처럼 술안주가 물과 공기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ㅋㅋ) 또 어차피 요즘 내 관심사는 싱글/블랜디드 몰트 위스키니 여기에 집중해서 글을 올리게 될 것 같다. 오늘 밤에도 한 잔 해야지.

 

Reference.

Wikipedia

나무위키

서울대신문; 술 어디까지 알고 있니?;

앰코인스토리; 와인의 제조과정;

The Scent-와인 간단히 이해하기  

Brunch;  꼬냑은 술이 아니다.

3점8L 숙성용 오크통

진의 역사-Banny's Drawer

데킬라 역사와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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